스테이크 굽는 방법에 관한 관심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점점 커짐을 느낍니다. 식품 분야에서 저명하신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님(Food Biz Lab)께서, 며칠전에 페이스북에 유튜브의 굽기 영상과 관련하여 저를 태그하셨길래 댓글 달았던 내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난리가 나긴 왜 나" 개인적으로, 이런 과장스런 제목 뽑는 것 정말 별로입니다. 영상 보기 일단 저는 고수가 절대 아니어서 댓글달기 부담스럽습니다. 이 영상의 핵심은 “고기에 소금간을 베는 과정의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여 간편하게 스테이크 요리를 하는 목적이 맞겠죠? 저는 과학적인 접근 방향의 전제하에 고기를 1%라도 더 맛있게 먹는 목표로 요리와 음식을 “섬세함” (delicacy)의 관점에서 의견을 남깁니다. 1. 모두 아시다시피 스테이크에서 소금 투하의 시점은 “굽기 직전” 아니면 “40분전~하루 이상”이 정설입니다. 소금 투하를 오래전에 하는 것은 스테이크의 육즙 보존 외에도 소금 간이 고기의 근육 조직에 깊고 균일하게 베는 기능과 감칠맛을 더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인데, 이 영상에서 소금을 나중에 섞는 방법은 소금간의 깊이와 균일성 측면에서는 분명히 열위이며, 감칠맛과의 상승 작용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2. 그렇다면, 소금을 굽기 직전에 투하하는 방법과 경쟁해야 하는데, 소금을 직전에 뿌리는 방법과 비교하여 무슨 간편함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하게 로즈마리와 마늘을 썰고, 버터로 버무리면서 손에 버터와 기름이 묻고 도마도 더욱 더러워지는데요. 아울러, 우리 민족이 현재까지 먹는 정통 방식인, 쇠고기를 구워서 소금을 찍어먹는 방법에 비해서도 더 간편하거나 또는 더 진보된 방식이라고 보기도 힘듭니다. 3. 쇠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말할 수 없이 섬세합니다. 요약하면, 다른 고기와 달리 식으면 맛없는 단백질입니다. 힘들게 스테이크를 만들고 나서, 그걸 잘라서 붉은 단면을 너무 빨리 공기에 노출시키는 것과 고기와 전혀 다른 온도감을 갖고 있는 버터와 접촉을 시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4. 더구나 쇠고기와 다른 지방인 버터를 표면에 코팅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쇠고기의 마블링과 지방은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매우 필수적인 요인이나, 다른 지방은 고기의 맛을 감추며 특히 풍미가 강한 편인 버터는 고기의 맛을 감추거나 왜곡시킵니다. 참고로, 제가 구이학개론 심화편에서 쓴 글 중에서, 한우는 베이스팅 조차 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5. 로즈마리는 고기의 잡내를 줄이거나 또는 음식의 풍미를 올리는 것이 핵심 역할인데, 이 영상처럼 로즈마리 자체를 고기에 묻힌 채로 고기를 씹으면, 로즈마리 찌꺼기가 입안에서 맵돕니다. 유쾌한 기분은 아닙니다. 6. 그리고 고기를 저렇게 커팅하고, 버터로 코팅하면 미관상에서도 보기 좋지 않습니다. 최낙언 선생님의 책에서도 맛을 결정하는 것에서 시각이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는데, 저렇게 생긴 음식은 딱 보기에도 맛없어 보입니다. 저게 일반적인 스테이크인가요? 찹스테이크로 보입니다. 7. 마지막으로, 이 영상은 호주산이나 미국산 같은 저렴한 쇠고기를 쓰면 수긍이 가나, 한우같은 초고가 식재료로 저렇게 장난하면 혼납니다 ㅠㅜ 한우 스테이크는 최소한의 향신료와 간결한 테크닉으로 굽는 것이 가장 맛있기 때문입니다. 버터를 쓰거나 찹스테이크를 만드는 것은 한우와 서로 체급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